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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 리뷰] 5G 28GHz 주파수 대역, 국내 서비스 중단 위기에 처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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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안병도 기자] 스마트폰과 이동통신으로 대표되는 ICT분야는 우리 생활에 밀착된 서비스지만 과학기술적인 요소가 강하다. 때문에 일반 소비자로서는 대부분의 경우 그저 '믿고 사서 쓰는'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이런 분야일수록 제대로 된 정보를 초기부터 소비자에게 제공하면서 판단근거를 보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출처: Govtech

 

현재 국내 서비스 4년째를 맞은 5G 서비스의 속도나 안정성 등을 둘러싸고 아직도 만족스럽다는 목소리는 별로 없다. 그동안 많이 나아진 건 사실이지만 4G에서 5G로 넘어가기 전에 미리 보여준 장밋빛에 가득찬 성능과는 거리가 있다. 특히 초고주파 대역인 28기가헤르츠(GHz)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 서비스는 완전히 중단될 위기까지 처했다. 그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을 알아보자.

 


전파 주파수 - 통신거리와 속도, 안정성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2018년 평창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던 연말, 국내 5G 관련 이통사 행사에서 28GHz 란 고주파 주파수 대역을 써서 서비스 한다는 부분이 크게 홍보됐다. 2019년에 세계 최초로 서비스될 5G 서비스와 맞물려 평창 올림픽에서 28GHz로 굉장히 빠르고 안정적인 데이터 통신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런데 실제로 이 서비스는 고안될 때부터 이후 전국 상용화가 가능할 지 논란이 많았다.

 

 

먼저 전파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자. 파동의 일종인 전파는 여러 가지 주파수를 가지고 있다. 주파수가 낮으면(저주파) 멀리 도달할 수 있고 장애물을 돌아갈 수 있지만 담을 수 있는 정보량이 적고 중간에 노이즈가 끼는 혼신 현상이 생기기 쉽다. 반대로 고주파 대역으로 갈수록 똑바로 가는 직진성이 좋아지면서 높은 정보량을 혼신없이 전달할 수 있지만 그 댓가로 장애물을 돌아가는 회절성이 약해지고 멀리 도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전까지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동통신에 이용하는 주파수는 800메가헤르츠(MHz)의 상대적 저주파 대역부터 시작해 2.6GHz의 상대적 고주파 대역까지였다. 이것이 5G 서비스에 와서 3.5GHz까지 주파수가 높아졌는데 여기서 초고주파 대역인 28GHz 서비스가 별도로 제기된 것이다. 

 

국내 가정에서 쓰는 무선공유기도 2.8GHz와 5GHz를 주로 사용한다. 성능 좋은 고가 공유기를 사용해도 무선 인터넷 기기 한대로는 100미터를 도달하기도 힘들다. 집의 넓이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가정용 공유기에서는 전달거리보다는 속도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출처: 픽사베이


이동통신 기지국 - 촘촘한 배치로 음영지역을 줄여야 좋은 서비스가 가능하다

우리가 조그만 스마트폰 단말기로 통화와 데이터 이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전기처럼 전파가 멀리 도달해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 아니다. 스마트폰 단말기는 군데군데 배치된 기지국을 이용해 서로 연결된다. 이동통신사는 전국 주요지역 사이에 유선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는 광케이블을 연결한다. 이 광케이블은 다시 대도시 등 수요자가 많은 지역에 있는 기지국에 유선으로 연결된다. 유선은 저렴한 비용으로 매우 안정적인 통신속도를 낸다. 

 

기지국은 이런 유선망을 가지고 안테나를 통해 무선으로 변환해 주변에 있는 각 단말기에 연결한다. 실제로 지하철 역 등에서도 기지국이 몇 개씩 설치되어 있는 걸 볼 수 있고 대형 빌딩 옥상 등에도 여러 설비가 있다. 기지국은 1대 당 전파도달 거리인 커버리지에 한계가 있으며 최대 연결 단말기 제한도 있다. 따라서 수요자가 너무 많거나 기지국과 단말기의 거리가 커버리지 보다 멀리 떨어지면 통화와 데이터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통화권 이탈로 아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출처: 삼성전자

 

초고주파이기에 전파 도달거리가 매우 짧은 28GHz 대역으로 통신 서비스를 원활하게 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엄청나게 많은 중계기를 촘촘하게 심어놓든가, 고주파 대역으로도 도달거리가 충분할 만큼 출력과 전파효율이 높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전자는 기기 구입비가 매우 많이 들어가고, 후자는 기술 개발비와 시간이 그만큼 많이 소요된다. 그래서 28GHz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논란이 벌어진 것이다.

 


주파수 할당 취소처분 - 서비스 상용화 지연에 대한 정부 징계

2022년 11월, 정부는 KT와 LGU+에 5G 28GHz 대역에 대한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내렸다. SKT에게는 이용기간 단축 처분을 내렸다. 2018년 5G 주파수를 할당했을 때 조건으로 부과한 28Ghz 대역 기지국 설치 이행율을 달성하지 못한 것이 이유다. 취소를 면한 SKT도 이용기간인 5년에서 6개월을 단축하고 2023년 5월까지 최초 할당 조건인 15,000 장치(중계기)를 구축하지 못할 경우 할당이 취소된다는 것을 통고했다.

 

출처: 과기정통부

 

이통사는 이같은 저조한 추진실적을 초고주파수 대역의 특성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고주파 대역 특성상 장애물을 우회하기 어렵고 도달 거리가 짧아 전국망 용도로 쓰이기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주파수 특성을 몰랐을 리 없다는 점에서 정상적 해명이라 보기 어렵다. 

 

투자유인이 없었다는 추가 설명이 약간이나마 논리성이 있다. 서울 지하철 등에서는 간간히 28GHz 국을 볼 수 있다. 3대 이통사는 지하철 기지국에는 설치했다는 점을 내세우며 나름의 노력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후로도 별다른 투자와 노력은 없었다. 5G 28GHz 주파수 대역에 대한 지상망 구축 작업이 곧 중단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주파수 이용기간도 40일 안팎으로 다가오지만 정부가 제시한 1만 5천대의 28GHz 기지국을 5월 31일까지 구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주파수 이용 허락을 상실한 이동통신 3사 모두가 28GHz 기지국을 모두 철거하면서 새로 진입하는 사업자에게 해당 주파수 대역 전부를 양보해야 한다.


미래 서비스 중단 원인 - 요금은 먼저 올리고 투자는 미루기 때문

지난 4월 24일 LG유플러스는 기자 간담회를 통해 상용 환경에서 실증에 성공한 '주파수 커버리지 확장 기술'을 시연했다. 홍원빈 포항공과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한 이 시연은 6G 후보 주파수인 테라헤르츠(THz) 대역에 적용한 '재구성 가능한 지능형 표면(RIS) 기술이다. 전파 손실을 줄여 도달거리를 확장시킨다. 테라헤르츠 대역 역시 초고주파 대역으로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에 좋지만 파장이 매우 짧아 전파 손실율이 크다. 

 

출처: LGU+

 

LG유플러스는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테라헤르츠 대역의 전파를 인위적인 방향으로 반사·흡수·투과할 수 있는 신개념 전파 표면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술개발을 맡은 홍 교수는 그동안 전파 특성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가 없었는데 이번이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6G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이런 시연이 펼쳐진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28GHz 할당 취소로 잃어버린 정부, 소비자에 대한 신뢰회복이 목적일 것이다. 하지만 그저 실험실 기술에 불과한 이 기술이 얼마나 커버리지 확장에 도움이 될 지, 상용화에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이 얼마나 들지는 전혀 알 수 없다.

 

 

5G에서 6G로 전환하는 시기에도 여전히 이통사의 행동은 돈이 많이 드는 신기술을 강조해 요금을 올린 다음 막상 상용화에 필요한 투자는 미루는 방식으로 펼쳐질 지 지켜볼 가치가 있다.

 

 

 

 

<catchrod@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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