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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리뷰]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아카시아 나무? 아까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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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어릴 적 많이 불렀던 동요 중 이런 노래가 있었다.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 하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박화목 작사, 김공선 작곡의 동요인 ‘과수원길’이라는 노래다. 아마 음악책에도 실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해마다 5, 6월이 되면 산과 들에 이 꽃이 지천으로 펴서 콧노래로 흥얼거리는 노래이기도 하다.

 

 

무심코 흥얼거리는 노래지만 이 노래 속에 잘못된 가사가 있는 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로 ‘아카시아 꽃’이 아닌 ‘아까시 꽃’이라는 것이다. 나무위키에 나온 두 나무의 차이를 알아보자.

 

 

아까시 나무

 

본래 한반도에는 없던 나무로, 북미가 원산지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아까시 나무가 처음 한국에 들어온 것은 1890년이다. 당시 일본인에 의해서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최초로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10년에는 용산구 육군본부 자리와 경인선 철도변에 처음 도입되었는데,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가 독일 총영사 크루프의 추천에 따라 심은 것이라고 한다.

 

경성제국대학의 불어 교사 E. 마텔은 나무의 번식력이 왕성하여 산에는 심지 말 것을 건의했으나 총독부는 그의 말을 따르지 않았고 그 결과 아까시 나무는 빠른 속도로 전국에 퍼졌다. 이 때문에 일본인들이 의도적으로 심은 나무, 베어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골칫거리라는 부정적 편견이 퍼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제시대에 일본인들이 널리 심은 것이 아니라 한국전쟁 후에 땔감나무 벌목 등으로 벌거숭이가 된 산을 녹화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녹화 사업을 통해 전국에 식수된 나무다. 질소 고정 능력이 좋아 토양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며, 번식력은 좋지만 다른 나무들과 경쟁시켜보면 아까시 나무가 대개 패배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아까시 나무는 극양수로 숲이 교란되지 않고 안정되면 기를 못 펴기 때문이다. 아까시 나무 학명은 Robinia pseudo-acasia인데 우리 말로 번역하면 가짜 아카시아라는 뜻이다. 누군가가 학명을 그대로 발음하면서 이러한 착오가 생긴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아까시 꽃은 콩과여서 등나무 꽃과 그 모양이 꽤 닮았다.

 

 

아카시아 나무

 

아카시아속에 속하는 970여종의 상록 관목 및 교목의 총칭이다. 948종이 오스트레일리아 원산이며, 10종이 아시아 열대 지역에, 7종이 태평양의 섬들에 분포한다. 1~2종은 마다가스카르에 있다.

 

사진처럼 노란꽃이 피는데 꽃말은 '비밀스러운 사랑'이다. 이런 꽃말이 붙은 이유는 옛날 호주 원주민들이 구혼 시 이 꽃을 선물로 주는 관습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에게 이 꽃을 바쳤을 때, 여자가 꽃을 말없이 받아들이면 프러포즈가 성사된 것으로 간주해 부부가 되었다고 한다.

 

 

아까시 나무에 대한 오해와 진실

  1. 번식력이 좋아서 다른 식물이 살 수 없게 만든다?.

아까시 나무는 우리나라 자생 나무들을 죽이고 자신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까시 나무는 빛이 많이 들어야 살 수 있는 나무로, 다른 나무가 숲을 이루어 살고 있는 곳은 침범하지 못한다. 또 아까시 나무는 뿌리혹박테리아로 무장한 콩과 식물이라서 땅을 비옥하게 해주는 능력도 있다. 열심히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주고 수령이 다하면, 다른 나무들에게 삶의 터전을 내어준 후 조용히 물러나는 고마운 나무이다.

 

  1. 목재로서 전혀 가치가 없다?.

우리 주변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까시 나무는 똑바로 자라지 않고 구불구불한 모양이 대부분이다. 이런 나무들은 확실히 목재로서의 가치는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어른 나무가 되면 습기에 강하고 단단해서 온천의 천정재라는지 건축재, 농기구재, 포도주통의 원료 등으로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가지나 잔 나무는 잘게 부숴 연료(연료용 바이오 매스)로도 유용하게 쓸 수 있다. 관리만 잘 해준다면 아까시 나무는 목재로서 무한한 가치를 지닌 나무가 된다.

 

  1. 아까시 나무가 자라면 뿌리가 무덤의 관을 뚫고 들어간다.?

아까시 나무는 천근성(뿌리가 얕게 들어가는) 수종으로 지표 부근에서 옆으로 뿌리가 뻗어나간다. 산소(묘지) 근처에서 아까시 나무가 잘 자라는 것은 묘지 주변에 큰 나무가 없어 아까시 나무가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아까시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혜택 중 하나는 꿀이다. 아까시 나무는 대표적인 밀원식물로 국내 꿀 총 생산량 중 아까시 나무가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갈수록 줄어드는 아까시 나무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국내 양봉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대로 가다간 아까시 꿀을 먹지 못할 수도 있다.

 

아까시 나무가 사라지면 아카시아꿀도 볼 수 없다.

 

우리나라 역사에 큰 상처를 남겼던 일제 강점기 시절에 도입된 나무라는 이유로 오랜 시간 근거 없는 푸대접을 받아야만 했던 아까시 나무는 결코 우리에게 해가 되는 나무가 아니다. 먹을 것이 없던 시절에 아까시 꽃을 군것질 대용으로 먹던 추억을 되살려 보자.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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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땡삐I리뷰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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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삐I리뷰어
2023-05-18 14:46
처음 맛봤던 꿀맛이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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