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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뷰] 북한을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 ‘오두산 통일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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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이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오셨다. 코로나 이후 첫 나들이다. 식사만 하고 내려가게 하시기엔 아쉬워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집에서 가까운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가기로 했다. 집에서 강북강변도로를 거쳐 자유로를 타고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아버지는 이산가족이다. 한국전쟁 기간 동안 큰아버지가 인민군에 끌려가서 생사가 아직까지도 불분명하다. 남북 이산가족 찾기 할 때도 명단을 제출했지만 답은 없었다. 그래서 이 곳이 아버지에겐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곳이라 생각해 오게 됐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위치하고 있는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이산가족의 망향의 한을 달래주고 통일교육의 체험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1992년 지상5층, 지하1층 건물로 건립되었다. 자유로를 따라 서울에서 올라가다 보면 오두산 통일전망대가 좌측 야트막한 산 정상에 보인다. 자유로에서 바로 들어갈 수는 없고, 성동IC 등을 통해서 나간 다음에 유턴을 해야 전망대 가는 도로로 진입할 수 있다.

 

통일전망대에서 바로본 자유로

 

몇 년 전에 가족과 함께 한 번 와본 곳이긴 하다. 그때는 아래 통일동산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갔지만 이번엔 이른 시간이었는지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었다. 후에 알아보니 2019년 3월부터 자가용을 통해 통일전망대에 직접 들어올 수 있게 바뀌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망대 주차장에는 20여대의 차량만 주차가 가능해 자리가 없으면 아래에 주차를 하고 셔틀버스로 올라와야 한다.

 

통일동산 주차장에 주차한 후 셔틀버스를 이용할 경우 주차요금은 소형 2,000원, 중형 3,000원, 대형 5,000원이다. 대중교통으로는 딱 한 노선, 900번이 운행되며, 주차장을 기종점으로 삼고 있다. 셔틀버스 주차장 입구에서 승차할 수 있으며, 하차는 셔틀버스 주차장 뒤, 900번이 주차된 곳에서 하차를 한다.

 

셔틀버스 운행의 경우 주말은 매시 정각, 30분에 1회, 평일은 10시 30분, 13시 30분, 15시라고 되어있으나 사실상 평일에는 이용객들이 많지 않아 셔틀버스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한다. 셔틀버스가 없을 경우 도보진입로인 산책로를 이용하면 되지만 이곳의 철문이 관람종료시간인 5시보다도 이전인 4시에 폐쇄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도보진입로 폐쇄 이후엔 갓길도 없고 가드레일엔 철조망이 둘러져 있는 차도를 걸어서 산에서 내려가야 한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이다. 왼쪽이 한강, 오른쪽이 임진강이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서울에서 내려오는 한강과 북에서 흘러내리는 임진강이 합류하는 서부전선 최북단 휴전선에 위치하고 있다. 날이 맑으면 북으로는 개성 송악산, 남으로는 서울의 63빌딩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한다. 자유로를 따라 동북방향으로는 임진각, 제3땅굴, 판문점과 연계되는 통일안보관광지라서 개인보다는 패키지 여행객들이 많다. 우리가 갔던 날도 관광버스 3대가 있었는데 한국에 유학 온 외국 학생들이란다.

 

외국 학생들이 통일전망대를 찾았다.

 

오두산 통일전망대 건물의 1~2층은 전시실이고, 3~4층이 전망대이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인당 3,000원이고 학생이나 군경은 1,500원이다. 키오스크에서 입장권 발권을 하고 들어가면 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분단된 땅에 살고 있지만 희망 지향적인 미래를 바라보며 결국 화합된 하나가 된다는 주제를 가진 5인의 작가가 표현하는 미술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중간중간 기획의도와 상관없는 현재 윤 정부의 정책 홍보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키오스크에서 입장권을 끊어야 한다.

1층 전시관 내에 있는 정부 홍보물

 

1~2층은 패스하고 전망대가 있는 3층으로 바로 올라갔다. 4층에도 전망 라운지 카페가 있어 차와 음료를 즐길수 있다. 스모그인지 황사인지 약간 찌뿌둥하긴 했지만 그래도 조망이 나쁘지 않았다. 전망대에서는 북한 개성시 판문구역 림한리(대한민국 이북 5도 행정구역상 경기도 개풍군 임한면 정곶리) 선전마을 일대를 볼 수 있다. 이 마을은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약 3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강폭이 불과 480미터인 곳도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측의 선전마을

 

4층 카페에서도 전망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보이는 선전마을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 땅으로, 직선거리 상 서울시계까지 약 24km, 서울시청까지 약 38km에 불과하다. 주택들과 김일성사적탑, 탈곡장, 소학교 등의 시설물과 경작지가 있으며, 군 초소도 보인다. 맑은 날에는 개성시 북부의 송악산도 보인다. 망원경으로 보니 밭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보인다. 망원경 옆에는 XR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다. XR 망원경은 실시간으로 북한의 모습을 큰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XR 망원경으로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도 볼 수 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남한 쪽으로 바라보면 웬 거대한 한옥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의 이름은 '고려통일대전'으로 고려시대 인물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과 그 인물들과 연관된 문화재를 전시하는 전시관이란다.

 

통일전망대가 위치해 있는 오두산은 파주 오두산성이 있던 곳이다. 오두산의 정상을 둘러싼 길이 620m의 백제 성이다. 경사가 가파르고 서쪽은 임진강, 남쪽은 한강·동쪽은 농경지·북쪽은 산으로 이어진다. 오두산성은 오두산의 서쪽 부근에 아직도 잘 남아있다고 한다. 이러한 성곽의 형태는 백제 성곽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광개토대왕릉비와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나오는 관미성이 이 바로 오두산성이라는 주장이 있다.

 

백제시대 오두산성이 있는 곳이다.

 

통일전망대 주차장쪽에는 정자가 하나 있다. 통일 광장의 팔각정 안에 통일기원북이 있다. 이 북은 88올림픽 때 한강에 띄었던 대형 북을 제작한 장인이 똑같은 북을 기증해 설날, 3.1절, 제헌절, 광복절, 추석 등에 12:00부터 누구든지 북을 치며 통일을 기원하는 행사를 한다고 한다.

 

주차장 쪽에 있는 통일 기원북

 

또 통일전망대 건물 오른쪽에는 망배단이 있는데 이 곳은 실향민들의 한을 달래는 장소로 설날과 추석 명절에는 정성 어린 제사상을 마련해 놓고 있어 실향민들은 누구나 별도 준비 없이 이곳에서 조상님께 경모의 제를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실향민들을 위한 망배단

 

또 망배단 옆에는 고당 조만식 선생의 동상이 있다. 일제시대에 독립운동을 했고 해방 후에도 민주화 민족통일을 주장하다가 김일성에 의해 희생되신 조만식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동상을 건립했다고 한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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