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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칼럼] 문제 없다는 기준치 이하의 방사능 오염수, 진짜 문제는 ‘먹이사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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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일본 환경성은 오염수 방류 다음날인 지난 25일 후쿠시마 제1원전 반경 40㎞ 이내 11개 지점에서 바닷물을 채취해 첫 번째 삼중수소 농도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지점에서 검출 하한치인 ℓ당 7∼8베크렐(㏃)을 밑돌았다”고 확인했다. 환경성은 세슘137 등 다른 방사성 물질도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도 “25일 원전 반경 3㎞ 이내 10곳에서 가져온 바닷물 표본을 분석한 결과 삼중수소 농도가 검출 하한치보다 낮았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일본 수산청도 “25일 원전 방수구 인근에서 잡은 물고기 조사를 개시했는데 삼중수소는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정부의 발표도 다르지 않다. 오염수의 농도는 K4탱크(방류 직전 탱크), 해수배관헤더, 상류수조, 인근 해역에서 측정한 자료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K4탱크에서 측정한 69개 핵종의 배출기준 대비 실제 측정값의 비율을 합한 '고시 농도 비율 총합'이 0.28로 기준치 1보다 훨씬 낮았다는 것이다. K4탱크에서 오염수가 나와 해수와 결합하는 해수배관헤더, 희석된 오염수가 방류 전 모이는 상류수조, 인근 3km와 10km 이내 해역의 삼중수소 농도도 기준치 미만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검사 결과 수치를 잘못 발표했을 리는 만무하다. 아마도 틀림없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지구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아닌가. 중국이나 한국의 원자력발전소도 삼중수소가 함유된 냉각수를 흘려보내고 있다고 일본은 말하지만 경우가 다르다. 중국이나 한국은 밀봉된 상태에서의 냉각수이고 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이번 오염수는 폭발돼서 깨진 원자로에서 나온 것이라서 문제가 된다. 더군다나 오염수 배출로 인한 안전성은 단 한번의 수치로 확인되는 것이 아닌 장기적으로 누적되는 것이라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상태다.


오염수는 향후 28년간 바다로 흘려보낼 예정인데 올해에만 7,800톤을 방류할 계획이다. 희석량 기준으로 5조 베크렐에 달한다. 현재 137만톤 가량이 축적되어 있는데 방류를 지속해도 계속 쌓이고 있어 28년 뒤 방류가 끝날지도 불투명하다. 현재는 방사능 농도가 낮은 단계의 오염수를 방류하고 있는데 단계적으로 농도가 높은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핵종제거설비인 알프스에서 걸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삼중수소가 주로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후쿠시마 오염수에는 원자로 폭발시 함께 나온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 같은 방사성 물질도 골고루 들어 있다. 스트론튬은 뼈에 축적돼 백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수 내 스트론튬 평균 농도는 기준치의 111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설비 처리와 희석이라는 프로세스로 안심할 수 없다. 방사능의 위험성이 인체에 오래 남아 어떤 부작용을 불러올지 알 수 없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결국 먹이사슬의 최상위인 인간의 몸에 가장 많이 축적된다.

 


문제는 먹이사슬이다. 방사성 핵 오염수는 바다로 방류되면서 해양 생물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친다. 방사성 핵 오염수는 유기체의 DNA를 손상시켜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성장과 발달에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물고기, 플랑크톤 및 기타 작은 해양 유기체는 이러한 오염 물질을 빠르게 흡수하여 먹이 사슬을 따라 생물학적 축적을 가져오고, 이는 개별 유기체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전체 개체군과 생태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는 기준치 이하의 양을 먹어 문제가 없을지 모르지만 수년간 축적되면서 결국 그 수산물들은 고스란히 사람의 입으로 들어와 축적된다.


지난 6월 후쿠시마 제1 원전 항만 내에서 기준치의 180배로 오염된 우럭이 포획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방사능의 양은 농축되며 먹이사슬의 상층부로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밖에 없다.


하와이 대학교 연구 교수이자 케왈로 해양 연구소 소장인 밥 리치몬드(Bob Richmond)는 “오염수의 방사성 핵종으로 먹이사슬 바닥에서 식물성 플랑크톤과 같은 작은 유기체를 통해 가장 큰 유기체로 옮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꼬집은 대표적인 어종은 참치다. 방사성 핵종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돼, 결국 굴이나 바닷가재와 같은 해산물을 통해 섭취할 경우 DNA 및 RNA 세포를 손상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수준에 도달한다는 게 리치몬드의 주장이다. 결국 사람들의 암 발생률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먹이사슬의 피라미드는 다단계와 똑같다. 다단계에서 최상위 소수가 최하위보다 수천 배, 수만 배의 수익을 챙겨가는 것처럼 해양생태계에서 먹이사슬 역시도 위로 올라갈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방사능 수치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미세 플라스틱이 대형 어종으로 갈수록 많이 검출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현재 방사능 기준치 이하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까닭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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