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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리뷰] 국민의힘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왜 참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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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타임스=김우선 기자] “2020 21대 총선 때 강서 갑··병의 양당 득표율을 비교해 보면 17.87%p 정도 차이가 난다. 저는 그대로 간다고 본다. 왜냐하면 대선 때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표 차이가 적게 나거나 아니면 뒤집기도 했던 건데 (지금은) 다 빠져나갔다. 18%의 차이로 우리당 김태우 후보가 질 것 같다.”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말이다.

 

말이 씨가 됐을까.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17.15% 포인트 격차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의 민심을 가늠할바로미터로 평가된 이번 보궐선거에서 강서구민들은 여당의거야 견제론보다 야당의정권 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큰 표 차이로 대패했다. 사진=리뷰타임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100% 완료된 결과, 진 후보는 득표율 56.52%(13766),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는 39.37%(95492)를 기록했다. 기타 정당으로는 권수정 정의당 후보 1.83%(4451), 권혜인 진보당 후보 1.38%(3364), 김누리 녹색당 후보0.21%(512), 고영일 자유통일당 후보 0.66%(1623) 순이었다. 이번 보궐선 거의 최종 투표율은 48.7%로 잠정 집계됐다.

 

이번 선거는 김태우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특감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지난 5월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졌다.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그를 3개월만에 광복절 특사로 사면시켜 주었고, 면죄부를 받은 그는 낯짝 두껍게도 다시 구청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형이 확정되고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사면을 단행한 것은 재보궐 선거에 김태우 전 구청장을 다시 내보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시그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비록 경선이라는 과정을 거쳤지만 총알사면과 후보 확정이라는 일련의 과정은 그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이미 유죄 판결을 받고 40억이라는 세금을 들여 보궐선거를 해야 하는 강서구민들의 입장에서는 정부와 여당이 자신들을 우롱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이는 결국 응징투표로 이어져 17% 포인트 이상으로 대패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나마 강서구에서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 득표율이 비교적 높게 나왔던 강서구 을(가양1, 가양2, 등촌3, 공항동, 방화1, 방화2, 방화3) 지역에서도 국민의힘은 모두 패배했다. 내년 총선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유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투표가 끝나고 SNS를 통해 대선과 지선을 걸쳐 쌓아올린 자산이 오늘로서 완벽하게 리셋되었다면서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으면서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다고 지적했다.

 

보궐선거 패배 후 SNS에 올린 이준석 전 대표의 글

 

 

오늘자 몇몇 신문의 헤드라인을 보면 민심이 읽혀진다.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은 머릿기사로 용산의 패배를 올리면서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통했다고 평가했고, 조선일보는 여당의 완패, 민심의 경고를 헤드라인으로 뽑고 윤 정부의 국정 운영 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의 모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건 윤석열 정부의 패배다. 윤석열(대통령)이 판을 키웠고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였다. 이재명 간판으로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줬다고 전했고 국민의힘 관계자는 졌지만 잘 싸웠다고 명분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참패였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의 오늘자 헤드라인에서 다급함이 느껴진다.

 

 

보수 언론의 불만과 불안도 읽혀진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취임 이후 윤석열 국정 스타일에 대한 피로와 반감이 적지 않게 쌓였다면서잘 받아들이면 전화위복이 되고 잘못 받아들이면 설상가상이 된다고 전망했다.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는 걸 돌려 말했다. 중앙일보는빨리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라며민주당보다 더 빨리 쇄신해야 하는데 내세울 인물이 없는 게 고민이라고 전했다.

 

박찬수 한겨레신문 대기자는 사설에서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찍은 중도층이 거의 완전히 돌아섰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면서 불나방이 불에 뛰어드는 건 자신은 불에 타지 않으리란 믿음 때문이지만 지금 용산 대통령실을 휘감고 있는 건 바로 이 착각과 오만이라고 적었다. 조언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기 말만 하는 데 익숙한 윤석열 대통령이 그 핵심이라는 얘기다. 이번 보궐선거 대패의 진짜 원인이다.


<ansonny@review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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